하고 싶은 말

탄천의 겨울철새

hong-0925 2012. 2. 22. 21:53

나는 특별이 할 일이 없는 날에는 운동을 하기위해 수서역 근처에 있는 헬스장을 간다. 집근처에도 헬스장

이 있지만 걷는 운동을 하기위해 집에서 약 5km 떨어진 곳으로 정한 것이다. 기온이 영하 10도로 떨어지고

겨울의 칼바람이 불어도 셔틀버스를 타지 않고 탄천의 산책로를 걸어서 헬스장으로 가는 나의 고집에는

다 이유가 있다.

아무리 추워도 탄천에 가면 철새들이 나를 반기기때문이다. 청동오리,흰두루미,재색두루미,원앙등등이

양지바른 뚝에서 나를 기다린다. 때로는 하수처리장에서 흘러나오는 따뜻한 물에서 몸을 녹이며 반긴다.

새들이 기분이 좋으면 편대를 이루며 하늘에서 에어쑈로 나를 반긴다. 그뿐인가 까치와 텃새도 내가 터주

대감이라고 철새보다 더 가까이에서 재잘거리며 인사를한다. 심지어 들고양이도 어디를 가다가도 나의

인기척을 듣고 뒤를 돌아보며 눈인사한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많은 새들과 동물들이 나를 반기니

아무리 추워도 탄천으로 발길이 갔다.

그런데 벌써 봄이 오는가보다. 철새들은 작별인사도 없이 먼 나라로 삶을 찾아떠나 버렸다. 기온이 올라

걷기에 좋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반기는 이가 다보니 나의마음도 가라 앉는다. 

그나마 까치와 텃새들이 지금도 변함없이 나를  반겨주니 많이 위안이 된다. 겨울동안만 나의 친구가되는

철새보다는 나를 항상 반기는 까치와 텃새가 고맙다. 먼 친척보다는 이웃사촌이 낮다는 속담이 실감이

난다. 나도 텃새처럼 일년 아니 평생의 친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