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나의 주례사

hong-0925 2012. 8. 16. 18:12

 나는 50대  초반에 주례를  3번 섰다. 농협중앙회 부여군지부장으로 재직할때 직원으로부터 주례를 서 달라는 요청을

받고 즉석에서 거절하였다. 아직 나이도 어려 인생경륜이 짧고 모범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주례부탁을 받

아드리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직원은 1달이 넘게 끈질기게 주례를 부탁하고 아버지까지 찾아와서 아들의 주례를 부탁

하니 거절하기가 어려웠다.

 주례를 서 주는것도 봉사라는 생각을 했다. 나의 삶을 돌이켜 보면 실정법으로나 도덕적으로나  부끄럽게 살지 않게

성실히 살아왔다는 생각도 들어 주례를 서기로 했다.

 주례사에는 내 삶의 가치관이 반영될 수 밖에 없었다.  새가정을 시작하는 젊은사람들에게 인생의 선배로써 나의 가치

관을 중심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았다.

 한 직원의 주례를 서 주다보니 다른 직원들도 나에게 주례를 서달라고 하니 누구는 서주고 누구는 안 서 줄 수 없어

3명의 주례를 섰다. 다행이 3명의 직원은 아들과 딸을 나아 잘 키우며 행복하게 살고 있어 다행이다.

 주례를 선 다는 것이 정성과 성의가 들어가야 하기때문에  힘들어서 서울 본부로 전근 온 이후에는 주례를 일절 사양했다.

 

         <  주 례 사  >

 

 

 오늘과 같이 좋은 날에는 여러가지 공사간으로 바쁜 법인데도 불구하고 방금 성혼한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의 결혼을

축하해 주시고자 참석해 주신 하객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신랑 000군은  000대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농협중앙회에 입사하여 000지점에서 중책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는 21세기 새로운 밀레니엄에 꼭 맞는 우수한 인재입니다.

그리고 신부 000양은 전통있는 00고를 졸업하고 농협중앙회에 입사하여 000지점에 근무하면서 대학에 다니고 있는

재원입니다.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인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은 평생동안 희로애락을 함께 하는 훌륭한 부부가 될것이라고

주례는 확신합니다.

 오늘부터 30년가까이 보살펴 주시던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여 하나의 새로운 가정을 이루는 신랑 000군과 신부

000양에게 인생의 선배입장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몇가지 당부하고자 합니다.

 

 

  먼저, 서로 믿고 신뢰하기 바랍니다.

지금은 서로가 죽도록 사랑한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이 낳고 오래 살다보면 부부간에 기쁜일도 생기지만,

나쁜일도 생기며 때로는 싸울일도 생기고 때로는 아주 미워하는 마음도 들때가 있을 것입니다.

 

평소 마음 깊은 곳에 서로간에 믿음과 신뢰가 있을때에는 미움이 눈녹듯이 사라져 다시 사랑으로 돌아가지만,그렇지

않을때에는 파국으로 치닷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대편에게 불신을 줄수 있는 언행은 평소에 일체 삼가하기 바랍니다.상대편를 먼저 아끼고 믿어야만이 신뢰

가 생기게 됩니다. 상호 신뢰속에서만이 진정한 사랑이 충만한 가정이 일워짐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둘째,부모님께 효도하기 바랍니다.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 과정을 겪으면서 부모님에 대한 은혜를 잊고 사는 경우가 많으며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소리를

많이 합니다.가정에서 부모님에게 잘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회에서 다른사람에게 봉사하고 잘 할 수 있겠습니까.

 

효는 인륜의 근본입니다.부모님께 효도하는 사람은 사회생활도 잘하고 성공합니다.

 

부모님께 돈을 많이 갖다드리는 것도 효도이겠지만, 그보다는 부모님를 자주 찾아 뵙고 일상 돌아가는 세상사에 대해 이야

기를 자주 나누는 것이 더 큰 효도가 될 것입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심신이 외롭고 쇠약해지는 법입니다. 연로해지시는 부모님의 고독을 달래드리는 것이 가장 큰 효도

입니다. 부모님을 자주 찾아 뵙고 대화를 자주 나누기 바랍니다.

 

 

  셋째,건강관리에 힘쓰기 바랍니다.

젊은 부부에게 무슨 건강이야기냐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

한 법입니다.건강할때 건강관리를 잘해야 건전한 가정생활은 물론 사회생활을 잘 할 수 있습니다.

젊어서부터 운동등 건강관리에 힘써 행복이 충만한 가정을 이루기바랍니다.

 

 

  넷째, 먼저 상대편에 베풀기 바랍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입니다.따라서 부모,형제자매,이웃친지,직장동료가 없이는 살아나갈 수 없습니다.

 

 

성공한 사람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것을 보면, 머리가 좋거나 기술이 뛰어나거나 열심히 일해서 성공한 경우는 겨우

15% 밖에 않된다고 합니다.나머지 85%는 인간관계가 좋아서 성공한 경우입니다.그만큼 인간관계가 사회생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인간관계를 좋게 하려면 무엇보다 남을 먼저 배려해야합니다. 다시 말하면 Give and Take입니다. 내가 먼저 남에게

배풀어야 상대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아니주면서 남이 나에게 주기만을 바라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부부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먼저 사랑을 배풀때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다섯째,자기개발에 힘쓰기 바랍니다.

신랑신부가 주역이 될 21세기는 정보·지식화사회,경쟁사회라고 합니다.정보·지식화사회란 『알아야 면장을 하지』라는

옛말과 같은 맥락입니다. 지식이나 정보는 경험을 통해 얻게 됩니다.밀려드는 정보와 지식을 직접 경험을 통해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다른사람이 수년 또는 몇십년에 걸쳐 경험한 지식과 정보를 몇시간 또는 며칠사이 습득할 수 있는 독서를 많이 하

기바랍니다. 지식과 정보가 책속에 있고 그리고 삶의 지혜도 책속에 있습니다.

 

사람은 인생의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향한 개척정신과 창의력 그리고 투철한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야 만이 뜻있고

보람되고 성공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빠른 시일에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 보람되고 성공적인 인생설계를 하고 이를 하나하나 실천하기바랍니다.

그렇게 해야만이 치열해지는 21세기 주역이 되고 성공적인 가정을 가꾸어 나갈 수 있습니다.

 

제가 오늘 새로이 탄생한 신혼 부부에게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당부를 한 것 같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가정을 이루도록 키워주시고 보살펴 주신 양가 부모님께 효도하길 다시한번 당부합니다.

아무쪼록 신랑은 신부을 아끼고 사랑하고,신부는 신랑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기쁠때나 슬플때나 항상 변함없이 이세상을

다하는 그날까지 간직하면서 행복이 충만한 가정, 그리고 이 사회에 보탬이 되는 가정을 만들어 가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1999. 11. 7

 

 

 

주례 홍 성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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