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풍광이 아름답고 단종의 숨결이 느껴지는 영월 유람기

hong-0925 2010. 7. 7. 17:16

 

 

 

 

집에 있으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어디로 떠나볼까. 이번에는 자연풍광도 감상하고, 산에도 올라가고, 역사탐방도 할겸 1박 2일의 일정으로 영월을 가기로 했다.

7월5일 아침 7시 동서울터미널에서 영월행 버스에 몸을 맡겼다. 일찍 일어나서 그런지 곧 잠이 들었다. 잠에서 깨어 났을때는 벌써 문막휴게소를 지나가고 있었다. 중앙고속도로를 거쳐 제천톨게이트를 빠저 나와 잘 만들어진 국도를 달려가니 서울에서 2시간만에 영월에 도착했다.

직장다닐때 영월로 출장간적이 있는데, 그때는 시간이 많이 걸렸던 걸로 기억된다. 참 가까워졌다. 시외버스터미날에 비치된 "영월여행"를 한장 집어들고 미리 인터넷으로 검색한 명승지를 어떻게 돌아 볼 것인가를 일정계획을 짰다.

우선 빼어난 풍광을 돌아보고,다음으로 단종의 숨결이 숨 쉬는 단종유적지를 돌아보고, 많은 박물관중 서너군데를 돌아보기로 했다.

첫 여행지로 영월 10경중 하나인 사자산 법흥사로 정했다. 그런데 버스를 타려면 1시간 20분을 기다려야 했다. 시내버스정거장에 앉아서 시골 할머니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도 듣고, 할아버지들의 정담도 듣고, 말참견도 하다 보니 시간이 금세 갔다.

법흥사행 버스를 타니 다섯 명이 타고 있다. 운전기사와 탑승자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들어보니 운전기사가 탑승자의 신상을 꽤 뚫고 있었다. 애경사,자녀문제,농사거리등등 모르는 것이 없는 것 같았다. 귀로는 구수한 시골이야기를 듣고, 눈으로는 차창 넘어 비치는 풍광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였다. 시골여행의 참맛을 보는 느낌이다.

계곡물이 좋고 경치가 뛰어나 여름철에는 피서객으로 붐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계곡 여기저기에 펜션이 들어서 있다. 버스가 영월에서 50분 만에 도착했다.

대웅전은 조그만 하고 단청도 되어 있지 않다. 불상도 작다. 아름드리 적송이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다. 이는 온갖 번뇌 망상이 적멸한 보배로운 궁이라는 의미가 있단다. 아쉽게도 보수중이라 자세히 볼 수 없었다.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셔서 그런지 부처상은 없고 건물 뒷벽에 네모난 창이 뚤여 있고 건물 뒷편에는 석분과 법흥사부도가 있다.

특이한 것은 대웅전은 작고 단청이 되어 있지 않았는데, 적멸보궁과 종무소 등 부속건물들은 아름답게 단청이 되어 있다. 무슨 의미가 있을텐데......

절에 가면 왜 그런지 마음이 편해지고 착한마음이 든다. 부처님의 은혜받아서 그런가 보다.

다음 목적지인 법흥사에서 10여 km 떨어진 요선정으로 가려니 버스가 3시간 후에 있단다.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 주차장에서 여자 3명이 여행하는 것을 보고 사정 이야기를 하고 요선정까지 태워 줄 것을 간곡히 청하니 쾌히 허락해 준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있나.

얼른 타고 애기를 해보니 경기도에서 회사에 다니는데, 휴가내서 지난 3일에 왔단다. 펜션에서 이틀 동안 푹 쉬고 오늘은 명승지를 보고 돌아갈 예정이란다. 복숭아도 얻어먹고 요선정입구까지 태워 주었으니 얼마나 고맙던지.

신작로에서 약 4km를 걸어가서 요선정에 올라갔다. 요선정은 숙종,영조,정조 세임금이 친필 어제시를 남겼을 만큼 그 경치가 뛰어 나다. 요선정 앞 둥근바위에 새겨 놓은 마애여래좌상도 특이하다.

요선정을 내려와 강으로 가면 조선시대 문인 양사언이 이곳의 아름다음에 반하여 선녀탕위에 요선암이라는 글씨를 새겨 놓았다. 요선암은 수 만년 동안 물살에 달고 달아 둥굴둥굴한 형상의 여러 가지 형태의 바위가 눈이 부실정도로 빛을 발산한다. 참 아름다운 바위와 물 그리고 주변 산의 소나무숲이 조화를 이뤄 비경을 연출한다.

다음 목적지 주천 다하누 한우산지직매장을 가야 하는데, 버스는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차를 가지고 올걸 그랬다고 후회를 해 본다. 버스가 다니는 신작로로 다시 나와 지나가는 승용차을 보고 손을 흔들어 본다. 차 몇 대가 지나고 차 한 대가 선다. 주천까지 태워 달라니 태워주신다. 40대 여자 두 분이 탑승해 있다. 전화 통화하는 것을 들으니 병원에 가는 모양이다. 병원에 빨리 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를 태워 주다니 정말 고마운 분들이다. 쾌유를 빌며 주천에서 내렸다.

점심을 주천의 한식당에서 해장국을 먹고 다하누한우고기직매장이 있는 시장통을 둘러보았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고객이 많지 않았다. 한우 축산농가에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다하누한우고기직판사업이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했다.

다음목적지인 한반도지형을 가야하는데 버스시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지나가는 차를 얻어 타기로 하고 우선 걷기 시작했다. 약 2km정도 걸었을 때 부부가 탄 승용차가 멈췄다. 태워달라고 하니 타란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기에 한반도지형을 보러 간다니까 자기들은 그전인 한반도면 소재지까지 간다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서울에서 왔고 여기저기 여행도 하고 산을 다닌다고 하니 부인이 자기들도 한반도지형을 다시 보자고 한다. 이 부부는 취미로 사진찰영을 하고 산을 자주 올라간다고 한다. 나그네의 심정을 이해하고 나를 위해 다시 한반도 지형관망대까지 태워다 주었다. 이 부부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제대로 못했다. 참 고마운 분들이다.

도로변에서 숲길을 조금 올라가니 한반도 지형과 거의 똑같은 형상이 눈에 들어 온다. 한반도를 작게 만들어 놓은 듯한 모양의 한반도 지형은 동쪽의 급경사와 서쪽의 완만한 지형 그리고 강물이 바다처럼 에워싸고 있다. 또한 백두대간을 연상케 하는 우거진 소나무숲이 있어서 더욱 신기하고 아름답다. 사진을 몇장 찍으며 자연의 신비를 느꼈다.

다음은 선돌을 보러 다시 신작로로 나오니 버스편이 안 좋았다. 영월태마관광을 하는 관광버스가 있어서 기사분께 선돌까지 태워 달라니 자기들은 이미 갔다 왔고 다음코스는 고씨동굴과 동강사진박물관 그리고 재래시장이란다. 나는 일정을 바꿔 그 태마관광을 같이하기로 하고 10,000원을 지불하고 편하게 고씨동굴로 갔다.

고씨동굴은 임진왜란때 고씨일가가 왜군을 피해 은거한데서 그 이름이 유래되었단다. 4~5억년전에 형성된 석회암동굴이란다. 그러나 종류석이 적고 미미하다. 중국이나 국내 다른 동굴에 비해 종류석이 미약하다는 생각이다. 여름에도 온도를 12~15도로 유지한다고 피서하기는 좋을 것 같다. 다리 건너에 있는 동굴생태관은 월요일은 휴관하여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관광안내소에 들어가서 내일 여행스케줄에 대해 문의하니 친절하게 이야기해 주셨다. 그뿐만이 아니라  동굴안에서 안내해 주시던 분이 언제 이곳에 와계셨는지 나그네인 나에게 커피까지 타서 주신다. 영월유람이 나에게 더욱 친근감으로 다가 왔다.

관광버스를 타고 편하게 가서 동강사진박물관을 관람하였다. 입장료 1000원을 내고 들어가니 시대별로 다양한 사진기를 전시하였다. 그리고 임응식,김한용,한영수 3명의 사진작가의 사진을 전시했고 사진체험관도 운영하고 있다.

재래시장은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태마관광에서 이탈하여 동강 어라연을 탐방하기 위해 오후 6시 30분 문산리행 버스를 타고 거운교를 지나 바로 있는 정거장에서 내렸다. 민박집이 여럿이 있어 길가 래프팅을 하는 민박집에 가니 방이 다 차서 없단다. 옆집을 소개하여 찾아가니 방값을 70,000원인데, 혼자이니까 50,000원만 달란다. 제주올레길이나 지리산둘레길을 걸을 때 30,000원씩 주었다고 하며 30,000원에 하자고 사정을 하니 짬짬하더니 그렇게 하잔다.

저녁은 5,000원하는 백반을 시켰다. 된장찌개와 상추쌈,오이,풋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으니 꿀맛이 따로 없다. 오늘 여정을 마무리하고 내일 일정을 생각해서 일찍 잠을 청했다.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일어나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날이 밝아 지고 있다. 동강생태탐험로를 걸을 준비를 하고 4시 30분에 민박집을 나섰다. 동강생태탐방안내소에서 출발하여 임도를 따라 30여분 동안 손전등을 켜고 올라갔다. 어둠속에서도 길옆에 홀로 서 있는 소나무가 멋있어 사진도 찍었다. 어둠이 거치면서 산과 강이 보이는데, 박무현상으로 눈을 가린다.

임도가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숲길로 된 경사도가 있는 오솔길를 따라 올라갔다. 숨이 턱밑까지 차지만 한발 한발 앞으로 내디뎠다. 여름산행의 즐거움은 푸르른 숲길을 걸으며 맑은 공기를 마시고, 땀 흘리며 힘들게 정상에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쐬며 사방의 풍광을 감상하는 것이다.

동강 어라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가 만들어 졌는데, 앞에 나무가 자라서 시야를 가리고 박무가 방해를 더 한다. 그래도 내 눈에는 어라연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카메라로는 한 번에 볼 수가 없다. 아직까지 인간의 과학기술보다는 창조주의 과학기술이 한수 위인 것이 분명하다. 창조주께서 우리에게 인간이 만들 수 없는 선물을 주셨으니 소중히 잘 써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강은 남한강 수계에 속하며 정선과 평창의 깊은 골짜기에서 흘러내린 물이 조양강이 되고 조양강물과 동남천 물줄기가 합쳐지는 정선에서 영월에 이르는 51km를 동강이라고 한다.

특히 어라연은 상부,중부,하부에 3개의 소(沼)가 있고, 기암기석과 계곡이 휘감고 돌아가는 강과 어우러져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을 더 한다.

전망대에서 10여분 올라가면 해발 537m인 잣봉이다. 출발지에서 잣봉까지 2.6km를 1시간 10여분만에 올라왔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산악회에서 한 나무에 묶어 놓은 깃발이 펄럭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여기서 고민에 빠졌다. 어라연으로 내려가서 동강 뚝길를 걸어서 동강을 관찰하며 출발점으로 돌아 가느냐 아니면 장성산을 등정하고 능선을 따라 가며 동강을 관찰하는 것이 좋은가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어라연을 가까이에서 본적이 있기 때문에 길이 힘들고 거리도 길고 시간이 더 걸리지만 장성산을 거쳐 래프팅 출발지인 문산리쪽으로 선택했다.

이정표에 의하면 잣봉에서 장성산까지 1.5km이다. 숲길로 된 내리막길을 약 0.5km 걸어가면 농로 겸 임도인 도로가 나온다. 고추밭이 있고 길가에 개집이 하나 있다. 개집에는 목을 줄에 메고 있는 개 한마리가 나를 반갑게 맞으며 멍멍댄다. 사람이 얼마나 그리웠으면 저렇게 꼬리를 치며 반가워할까. 불쌍한 생각에 목줄을 풀어 주고 싶은 충동을 억누르고 산행을 계속했다.

장성산까지는 오르막 길로 1km 이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면서 참나무 군락지도 지나고 소나무군락지도 지나며 활짝 핀 버섯의 자태도 감상하고 눈송이처럼 생긴 흰꽃을 달고 있는 나무 군락도 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소나무들을 자주 만나고, 아름답고 고고한 소나무자태를 감상하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고 장성산 정상에 올랐다. 잣봉에서 40여분,출발지에서 1시간 50분이 소요되었다. 장성산은 해발 694m이며, 사방이 확 트여 있다. 그러나 박무 때문에 시야를 가려 첩첩이 겹쳐지는 아름다운 능선을 볼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1.6km 거리에 있는 쌍쥐바위를 향해 발길을 옮겼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니 능선길이다. 능선길은 흙길로 걷기에 편하다. 우측에는 동강이 흐르고 좌측에는 우거진 나무들로 숲을 이루고 있다. 아름다운 비경을 감상하고 느끼며 걷는 멋진 산행이다.

쌍쥐바위 전망대에 올라서니 강 건너 아름다운 반도형 지형이 눈에 들어온다. 동강 물줄기가 휘 감고 돌아 도도히 흐르고 있다. 옛날부터 비단옷을 입은 것처럼 아름답다하여 금의(錦衣)마을이라고 불렸다. 동강생태탐방코스의 목적지인 금의마을(문산1리)이 가까워지고 있다. 내리막 능선길은 작은 돌과 바위길이며, 우측에는 동강절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밧줄로 안전대가 설치되어 있다. 내리막길에는 진흙길로 미끄러지기 쉽다. 나도 딴생각을 하다가 엉덩방아를 찌었다. 장성산이 내 것이 되는 순간이다. 그 이후에는 밧줄을 잡고 천천히 내려왔다. 산을 내려와 작은 냇가의 돌 징검다리를 건너 철 계단을 오르니 신작로이다. 총 6.37km인 동강생태탐방로를 3시간 20분 만에 끝났다. 아름답고 멋있는 산행이었다.

신작로를 따라 버스종점인 문산1리를 가는 중간에 스탠레스로 만든 래프팅 조형물이 눈길을 확 끈다. 동강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있는 래프팅코스로써 젊음을 발산하고 모험을 즐기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에게 짜릿한 스릴과 감동을 주는 곳이다.

문산교를 지나 금의생태마을로 가서 아침을 먹을 가게를 찾아 들어 갔다. 그러나 아침밥은 안 되고 라면을 끓여 줄 수 있단다. 할 수 없이 2,500원 내고 라면을 먹는데 너무 짜서 국수만 먹었다. 젊었을 때에는 짠 줄도 모르고 국물까지 다 마셨던 기억이 되 살아난다.

영월로 나가야 하는데 버스시간이 9시 30분에 있다. 남는 시간에 밭에서 도라지꽃,수박꽃,가지꽃과 관광농원 민박집의 정원에 핀 아름다운 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쉬고 있는데, 승용차가 서더니 나보고 타란다. 조금 전에 라면을 먹은 가게집 아주머니가 영월로 시장보러 가는 길이었다. 돈도 절약되고 시간도 1시간이 절약되니 참말로 기분 좋은 아침이다.

차 안에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었다. 민박의 숙박비가 다른 곳에 비해 너무 비싸고 밥을 사서 먹기가 어렵다고 하니 1년에 3개월 장사라 어쩔 수 없이 비싸단다. 여름 3개월 이외에는 손님이 전혀 없단다. 일리가 있다만 관광객을 더 많이 유치하려면 가격을 내려야 한다. 그리고 년중 관광객에 오도록 겨울 스포츠도 개발해야 할 것 같다.

관광버스 8대가 줄지어 들어오고 있다. 이를 본 아주머니는 시장을 괜히 가는가보다면서 차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래프팅하러 300여명이 들어오니 빨리 시장보고 가서 물에서 신기 편한 래프팅용 신발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덕분에 영월에 빨리 도착하여 시내버스를 타고 어제 일정을 바꾼 선돌로 갔다. 소나기재 정상에서 100여m 들어가면 전망대가 있다. 거대한 기암기석이 “ㄱ” 자로 굽은 강줄기와 함께 눈에 들어온다. 선돌은 말 그대로 기암기석이 서 있는 돌이라는 뜻이다. 거대한 탑 모양으로 솟아있는 바위는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단다.

소나기재정상에는 노점상이 있다. 그곳에서 쉬면서 옥수수와 커피를 사 먹으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다른 손님과 이야기를 하는 사이에 버스가 그냥 지나갔다. 다음 버스시간을 물으니 모른다고 하며 20여분 걸어가면 청령포에 갈 수 있다고 한다.

할 수 없이 걸어가기로 하고 신작로를 따라 2km를 걸었으나 이정표를 보니 아직도 영월까지 5.5km가 남았다. 20분은커녕 1시간도 더 걸릴 것 같다. 태양빛를 맞으며 걸으니 다리도 아프고 땀도 많이 나니 걸어가는 것이 후회스럽다.

그러나 홍살문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홍살문은 서원,향교,능,원(園),묘(廟),궁전등의 전면에 세우던 붉은 칠을 한 문이다. 이 홍살문은 여기서부터 단종의 능이 있는 곳이니 마음을 가다듬고 경건함을 갖추고 들어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

다시 걷고 있는데 시내버스가 온다. 얼마나 반갑던지 모른다. 정류장이 아니지만 손을 흔들어 세웠다. 버스를 타고 영월읍까지 갔다.

이제는 단종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단종유적지를 탐방하였다. 단종은 부왕인 문종이 일찍 죽어 12세의 어린 나이에 임금이 되었으나 5년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에게 왕권을 빼앗기고 세조2년(1456년)청령포로 유배되었다.

영월시외버스터미날에서 택시를 타고 갔는데 요금은 4,000원 정도이다. 입장료 2,000원을 내고 배로 강을 건너 청령포로 들어갔다.

청령포는 삼면이 강으로 둘러싸여 있고 서쪽은 험준한 암벽이 솟아 있어 마치 섬과도 같은 곳이다. 청령포에는 단종이 살았던 단종어소와 사랑채가 있고 마당에 유지비각이 세워져 있다. 단종어소 주변에는 2~3백년 된 소나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단종어소에서 80m 떨어진 곳에는 600년이나 된 관음송이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나무계단을 올라가서 망향탑과 노산대를 보고 내려오면 금표비가 있다. 이들 유적에 대해 해설자로 부터 자세히 그리고 재미있게 들으니 이번 여행이 더욱 뜻이 있다.

다음은 청령포가 홍수로 침수되자 옮겨가서 머물었던 관풍헌으로 갔다. 관풍헌은 영월읍내에 위치해 있다. 조계종 보덕사 포교당간판이 있는 대문을 들어가면 오른쪽에 관풍헌(觀風軒)이 있고 왼쪽에는 약사전(藥師殿)있다.

관풍헌은 세조의 명으로 금부도사 왕방연이 가지고 온 사약과 공생(貢生) 복득(福得)의 교살에 의해 1457년에 단종이 생을 마감한 곳이다. 주변에는 주택과 상가로 개발되어 있어 초라해 보였다.

다음은 장릉으로 갔다. 단종의 시신을 거두는 자는 3족을 멸한다는 어명에 따라 시신은 버려졌다. 그러나 영월 호장 엄흥도가 남 몰래 단종의 시신을 거두어 모신 곳이 바로 장릉이다. 장릉은 중종11년(1516년)에 무덤의 모습을 갖추었고 숙종 24년(1698년)에 묘호를 단조,능호를 장릉이라 하였다고 한다. 장릉과 정자각,영천,홍살문,비각,수복방,장판옥,엄흥도장려각, 재실, 단종역사관이 잘 배치되어 있고 릉 주변에는 적송이 우거져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영월읍내에 있는 금강정에 갔다. 금강정은 세종 10년(1428년)에 창건하였고, 그 이후 낡은 정자를 다시 건축하였다. 금강정 바로 위쪽에는 단종이 죽음을 당하자 단종을 따라 강물에 투신한 종인(從人)과 시녀(侍女)의 신위를 모신 민충사가 자리 잡고 있다.

단종의 유적지를 돌아보며 권력 앞에는 도덕도 윤리도 없다는 것을 알았다. 작은 아버지가 임금의 자리를 탐내어 조카를 죽이고 동생도 죽이고 백성들도 수 없이 죽이지 안았는가.... 태조 이 나쁜사람아.

현재도 권력을 잡기위해 이전투구하지 않는 가.현대사에도 비슷한 사례가 많지 않는가. 참으로 안타깝다.

이번 영월군의 여행은 영월의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고 단종의 유적지를 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꼈다. 특히 영월군민의 따뜻한 정과 친절로 포근한 여행을 하였다. 나에게 과분한 친절을 베풀어 준 분들께 감사드린다.

여행경비내역 : 109,350원

- 왕복 고속버스비 : 27,400원

- 영월관내교통비 : 16,450

- 투어비 : 14,000

_ 식사비 : 21,500

- 숙박비 : 3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