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지리산길 제 2구간(운봉-인월)여행기

hong-0925 2010. 5. 29. 21:15

< 지리산길 제2구간 운봉-인월 (9.4km) >

 

지리산길 제2구간 운봉-인월을 10시부터 걷기 시작했다. 운봉농협에서 남원쪽으로 가다가 다리를 건너기전에 우회전하여 남천 둑길을 걷다보면 숲이 우거진 서림공원이 나온다.

 

서림공원내에는 지역민을 위한 운동기구가 설치되어 있고 충혼비도 있다. 그리고 서천리 당산이 특이하다. 당산은 마을 수호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이 당산에는 한 쌍의 돌장승이 있는데, 외형상 구분은 불분명하지만 남쪽의 것은 남자, 북쪽의 것은 여자라고 한다. 악한 기운을 막는다는 뜻으로 각각 장승에 방어대장군과 진서대장군이라 새겨져 있다.

 

서림공원에서 운봉 들녘을 적시는 젖줄인 남천을 따라 걷는 제방둑길은 나무한그루가 없는 흙길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이마에 땀이 흐르고 지칠만 하면 신기리가 나온다. 지리산길을 이탈하여 신기리 마을로 들어가면 마을회관,노인회관, 영풍정,청운정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많은 회관과 정자가 필요한가......

 

이런 생각을 해보면서 다시 제방둑길로 갔다. 남천에는 검은 새가 때 놀라서 갑자기 날아가곤 한다. 주변의 풍광을 감상하며 걷다가 비닐하우스밭에 들어가서 농민과 한참동안 대화를 나눴다. 피망재배농가인데,파프리카재배농가에 비해 정부의 지원이 적다며 차별을 없애야 한단다. 피망을 6동 재배하는데 년 1억원 이상의 순소득을 올린다고 한다. 높은 소득을 올린다니 나의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야기도 더 나누게 되고 커피도 대접받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정보를 주고 왔다.

 

제방둑길을 걷다보면 왼쪽에 황산대첩비가 있다. 삼문을 들어가서 정방향에 대첩비각이 있고, 그 왼쪽에 사적비각 오른쪽에는 파비각이 있다. 그리고 황산대첩비를 지나가면 어휘각이 있다. 이곳은 고려시대(1380년) 이성계장군이 왜군을 물리친 전승지이다. 선조10년(1577녀)에 왕명을 받아 이곳에 황산대첩비를 건립하였으나 일제 강점기에 파손한 것을 1973년에 지금의 보호각을 세웠다.

 

황산대첩비의 동쪽에는 황산대첩비를 관리하기 위해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형성된 마을인 비전리이다. 마을이 비(碑) 앞에 있다 하여 마을 이름을 비전(碑前)으로 불리게 되었단다.

또한 비전리는 조선말 동편제의 가왕(歌王)이라 일컫는 송흥록과 송만갑이 태어난 곳이고 명창 박초월이 성장한 곳이다. 주민 10여 채를 이주시키고 2000년에 그 시대의 초가형태로 복원하였다. 비전리의 동쪽 산에는 국악의 성지가 조성되어 있다.

 

운봉은 신라말 악성 옥보고가 거문고를 전수보급한 곳이다. 또한 조선후기 송홍록이 동편제를 창시한 이외에 송광록,송우룡,송만갑,박초월등 많은 국악인들이 수련한 곳이다. 역사적인 이곳에 국악 선인의 묘역과 위패를 봉안하여 후배국악인들이 경건하게 참배하고 득음연수를 하는 터전이다. 남원국악성지전시관에는 전시실,연습실,강의실등을 갖추고 있고, 야외에는 소리폭포,사당,묘역등이 있다.

 

국악성지를 둘러보고 제방둑길을 걸어가면 특이한 마을이 나타난다. 주민에게 물어 보니 이 마을은 1961년 대홍수 때 전 가옥이 수몰되었는데, 군인들이 13가구를 지어 주었단다. 이때부터 마을 이름을 ‘군인들이 지은 화수 마을’이란 뜻으로 군화동(軍花洞)이라 부르게 되었단다.

 

산모퉁이를 돌아 길가에 있는 불교탑을 감상하고 대덕리조트앞에 있는 다리를 지나 대덕리조트안으로 들어갔다. 12시가 지난 시간이라 점심을 먹고 갈려고 식당에 가니 문이 굳게 닫혀 있고 프론트에도 사람이 없다. 하는 수없이 계속 걸어 옥계호쪽으로 올라갔다. 반대방향에서 걷는 남녀2명이 지나간다.

 

옥계호의 시원한 풍광을 감상하고 산길을 올라갔다. 이 길은 흥부골휴양림까지 약 3km되는데, 어제 비가 와서 그런지 땅에서 열기가 올라오고 태양빛이 내려쬐어 몹시 덥다. 길이 넓고 흙길이라 걷기는 편하지만 그늘이 없어 한 여름에는 힘든 길이 될 것이다.

 

흥부골휴양림은 덕두봉 자락에 100ha에 55년생 잣나무의 숲속에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계곡의 숲길을 지나고 사과밭을 지나게 된다. 지금은 옛날과 달리 사과를 재배하는데도 시설이 쾌 들어간다. 농민이 더욱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산으로 올라가 소나무숲길을 지나 아카시아군락지가 나온다. 아카시아의 꽃향기를 맡으며 쉬고 있는데, 수녀님 한분과 중년여성세분이 지나간다. 산을 내려오니 월평마을이다. 이 마을은 농촌전통테마마을,팜스테이마을로 지정되어 있다. 집들이 깨끗하고 담장벽화와 가로수가 잘 정비되어 있다. 목적지인 구인월교에 도착하니 오후 1시 30분이다.

 

 

오늘 걸은 거리가 바리봉 등정에 12km, 운봉-인월 9.4km 총 21.4km이며 8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이번 일정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음을 음미하고, 산행을 통해 체력을 단련하고,지역문화를 탐방한 뜻 깊은 여행이었다. 또한 지리산길을 3회에 걸쳐 완주했다는 의미도 있다.

배속에서 꾸루룩 거린다. 지난번 여행시 맛있게 먹은 어죽탕을 먹고 3시 15분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무사히 귀가했다. 여행경비 99,500원의 가치는 충분이 있는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