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배낭여행일기(12일 : 큰코원숭이와 반디불이 RIVER CRUISE )
<12일 : PROBOSCIS MONKEY RIVER CRUISE & FIREFLIES >
사바하주에서 패키지여행코스가 15코스가 넘는다. 우선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풍광을 보기로 했다. 오후 2시에 출발하여 밤9시에 도착하는 상품을 180RM에 예약하였다.
그리고 오전에는 시내관광을 하기로 하고 7시 40분에 숙소를 나섰다. 코타키나발루시는 사바하주의 주도이지만 우리나라의 작은 시(市)정도되는 규모로 걸어 다니면서 둘러 볼 수 있다. 시내를 걸어가는데 한문으로 된 간판이 많다. 여기도 상권은 중국인들이 장악하고 있는 것 같다. 아침인데도 천천히 걸어도 땀이 난다. 우선 아침은 입맛이 없어 어제 보아 둔 한국식당 고려정에서 김치찌개를 먹으려고 갔으나 문이 닫혀 있다. 할 수 없이 6.7RM을 주고 밥과 몇 가지 반찬을 시켜 먹는데 잘 넘어가질 않는다. 물과 함께 억지로 먹고 시장으로 향했다.
어제 저녁에 그렇게 북적거리던 모습은 사라지고 아무 시설이 없는 대지만 보인다. 동쪽부터 축산물시장,생선시장,채소시장이 차례로 붙어 있다.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고 떠들고 시끄럽고 북적거리는 것은 세계 어느시장을 가나 마찬가지 인 것 같다.
여기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라서 닭고기거래가 많고 생선시장이 활성화되는 것 같다. 태평양에서 잡은 참치등 다양한 물고기들이 판매되고 있다. 야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필리핀사람이 많았는데, 정식 시장은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작은 시장이지만 걸어 다니다보니 너무 더워 바로 피곤해 진다.
숙소로 돌아와서 일본인 룸메이트와 대화를 했다. 이름은 “요시 사와다”이고 나이는 40대이다. 그는 일본,홍콩,타이완,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서 super lutein 과 izumio라는 노화방지제을 판매하는 회사(naturally plus malaysia sdn bhd)에 다니며 영업을 하는 사원이다.
내가 페낭으로 가기전에 하루를 묵을 숙소을 선정하기 어렵다고 하니 콘도에 와서 자라고 하며 주소까지 적어 준다. 자기 혼자 콘도에 살고 있다며 꼭 오라고 한다.
나의 전화번호와 이메일 주소를 알려 달라고 해서 적어 주었다. 그러나 신세지는 것이 싫어서 지난번에 묵은 래디우스 인터내셔널 호텔에 예약을 했다. 주소를 주었으니 언젠가는 연락이 올 것 이라고 기대해 본다.
현지여행사에서 1시에 숙소로 픽업하러 왔다. 봉고차에 내가 타니 안내자가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서울은 번잡하고 큰 도시라고 하더니 삼풍백화점의 붕괴사건을 이야기 한다. 해명하기도 그렇고, 내 마음이 난감해 진다.
차는 다른 호텔로 가서 중국인 젊은 여자 2명을 싣고 또 다른 호텔로 가서 홍콩인 젊은 부부 2명, 그리고 또 다른 호텔에서 호주인 노부부를 싣고 나니 30분이 걸린다. 총 7명을 싣고 1시 30분에 출발하여 왕복 2차선 아스팔트길을 1시간 30분정도 달려가서 휴게소에서 20분 정도 쉬었다. 4시경인데 그때서야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행인 2부부와 안내자는 식사를 한다.
나는 숙소직원에게 점심은 여행사에서 주느냐고 물으니 그 직원은 여행사로 전화를 하더니 준다고 했다. 그런데 차를 타자마자 안내자에게 점심을 주느냐고 물으니 점심은 안 주고 저녁만 준다고 한다. 그래서 시내호텔에서 동행인을 기다릴 때 빵과 우유를 먹었는데 여기서 먹을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해 보아도 소용없지만......
다시 출발하여 가는 중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소낙비가 쏟아진다. 은근히 여행 일정이 취소되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다. 갑자기 불어난 흙탕물이 도로를 넘침에 따라 다른 길로 돌아서 간다. 목적지인 팜나무농장 앞에서 내리니 4시 40분이다. 팜나무농장 사이로 나 있는 나무다리를 한참동안 걸어가니 좁은 수로가 나오고 식당과 전통공예품판매점등이 있는 건물이 있다.
가이드에게 이곳에서 저녁을 먹느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차려진 음식중에서 난생처음 바나나튀김을 먹어 보니 고소하고 맛이 좋았다. 동행들에게 바나나튀김이 맛있다고 하니 그들도 먹어 본다. 나는 배고픈 김에 5개나 먹었다. 또 찹쌀과 흑설탕 혹는 과일즙을 섞어서 찌어 만든 우리나라의 약밥과 비슷한 음식도 맛이 좋았다.
보슬비가 아직도 내린다. 우비를 5RM에 구입해서 입고 그 위에 안전조끼를 입고 큰코원수이를 보러 강 크루즈에 나섰다. 좁은 수로를 조금 가니 나무위에 도마뱀이 있다. 안내자가 도마뱀에 대해서 열심히 설명을 하는데, 너무 빨리 말하고 엑센트가 강해서 알아들을 수가 없다. 대충 넘어 갈 수밖에 도리가 없다. 강으로 가니 양옆에는 맹그로브나무로 우거져 있다. 이 나무는 강과 바다가 만나는 지역에서 무성하게 자란단다. 그러나 나무가 크지는 않은 편이다. 더 깊이 들어가니 나무위에서 원숭이가 우리 일행을 반긴다. 저녁노을의 아름다운 풍광도 감상했다. 1시간의 강 크루즈를 하는 동안에 동양인들을 태운 배가 가까이 다가온다. 그중에 한국인이 있기를 은근히 기대했으나 모두 중국인들이다.
저녁식사는 양배추등 채소볶음이 3종류, 소고기요리,닭튀김,닭요리, 밥,열대과일 2가지의 뷔페였다. 관광객에 맞게 요리가 되어 향신료를 최대로 억제해서 그런지 이번여행에서 먹은 음식 중에서 가장 내 입맛에 맞았다. 그러니 오랜만에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온 세상이 보이지 않고 오직 하늘에서 별만이 빛을 발산하는 어두움이 찾아왔다. 반딧불이가 집단 서식하는 곳으로 가서 관찰했다. 안내자가 후래시로 불빛을 깜박이자 반디불이가 우리쪽으로 더 가까이 온다. 이상한 것은 넓게 퍼져 있는 것이 아니고 몇 나무에만 모여서 음직이고 있는 것이 신기했다.
눈으로 보고 느낀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나의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자연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9시 45분에 숙소로 돌아와 하루를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