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손자가 만든 송편

hong-0925 2014. 9. 13. 22:21

  올해도 여김없이 추석이 찾아왔다. 우리집은 언제부터인가 추석송편을 만들지 않았다. 직장에 다닐때 떡공장을 운영하는

분께서 설에는 떡국떡을 보내주고 추석에는 송편을 보내주었기때문이다. 그러나  직장을 그만둔지도 5년이 넘었으니 송편

을 선물로 받는다는 생각은 할 수 없다. 

 그래서 소피아는 올 추석 차례상에 올리는 송편을 만들겠다고 한다. 나는 잘 먹지도 않는 송편을 힘들게 만들지 말고 떡집

에서 조금 사다가 차례상에 올리자고 했다. 소피아는 큰 손자가 떡을 좋아하기도 하고 손자에게 송편을 만드는 추억을 만들

어 주고 싶다고 한다.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의 마음을 꺽을 수가 없었다.

 우리집은 명절전날 12시에 아들가족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쉬었다가 차례음식을 장만한다. 이번 추석전날에는 큰아들

이 점심약속이 있어 그들 가족은 식사를 하고 온다고 한다. 그래서 둘째아들과 막내아들의 가족이 모여 소피아가 아들네 가

족들이 온다고 특별이 정성들여 차린 점심식사를 했다.

 2시경에 큰아들가족이 오니 집안이 꽉찬 느낌이다. 성인이 8명에 어린이 2명이 더하니 10명이다. 소피아와 내가 가정을 꾸

린지 39년만에 8명이 늘었고 또 다가오는 초겨울에는 새로운 가족이 탄생될 예정이다.

 나는 밤을 치고 큰아들은 부억과 거실을 왔다갔다 하며 음식을 너무 많이 만든다는 등 잔소리를 한다. 막내아들은 태어난지

 5개월된 제아들을 돌보느라고 정신이 없다.

  부억에서는 며느리들이 전을 부치고 거실에서는 둘째아들은 어제 만든 쌀반죽을 치대고 소피아와 7살 큰손자는 송편을 만

든다. 소피아와 나 단둘이 있어 조용하던 우리집이 오랜만에 활기가 넘친다.

 큰손자는 유치원에서 송편만들기를 해보았는지 처음 몇개는 예쁘게 잘 만들었다. 그러나 송편을 만들 수록 송편이 커지고 모

양도 점점 달라진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바로 실증을 내고 딴짓을 한다. 

  내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모은 소품들을 거실 장식장에 진열하고 있다. 진열품중에는 작년에 큰 손자가 프랑스여행하고 선물

로 사온 에펠탑모형이 있다. 손자가 이것을  들고와서는 나에게 자기가 사온 선물이라고 자랑을 한다. 큰손자가 우리집을 올때

마다 자기가 할아버지께 사다준 선물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라고  멘 앞에 진열한 나의 의도가 적중했다.  

 손자가 만든 송편을 차례상에 올리고 나서 온가족이 나누어 먹으며 손자가 만든 송편이 맛있다고 칭찬을 해주니 손자는 신이

나서 싱글벙글이다. 

 추석날 차례를 지내고 11시경에 썰물처럼 아들가족들이 빠져 나가니 일상과는 달리 우리부부는 마음이 허전하다. 이런 마음을

달래기 위해 우리부부가 매년 명절에 찾는 영화관으로 가서 해적이라는 영화를 감상하며 웃고 나니 올 추석이 더욱 즐겁고

풍요러워 진다.

특히 손자가 만든 송편을 먹으며 올 추석은 우리부부의 마음에 더욱 풍성하고 즐거운 한가위였다는 느낌이다.  

 

 

 

 

                         < 송편을 만드는 큰 손자와 둘째 아들 >

 

                         <  태어난지 5개월 된 둘째 손자 >

 

                               < 차례음식을 만드는 며느리들과 큰아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