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아들부부와 함께 한 골프 라운딩

hong-0925 2013. 11. 14. 19:45

  나는 골프라는 운동을 일찍 알았다. 나의 고향인 대전 유성에는 1970년대 중반 유성컨트리크럽이 오픈되었다. 나는

직장생활 초년생으로 유성지점에 근무했었기 때문에 골프치는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볼 수 있었다. 유성컨트리크럽의 연

습장에서 케디들이 공을 티에 일일이 올려주던 시절이었다.

  나는 검은 승용차를 타고 와서 골프를 치는 것을 보고 골프는 부자 또는 높은 사람들이 하는 귀족운동이라고 생각했

었다. 그래서 나는 나중에도 골프는 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20여년후인 1993년에 골프채를 잡게 되었다. 나는 연기군지부 부지부장으로 부임하니 지부장께서 골프를 배

워야 한다고 권유한다. 지부장은 서울시내에서 지점장을 할때 예금고객과 골프를 쳐야할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나에게

앞으로 직급이 올라 갈 수록 골프를 칠 경우가 많아지는데 골프를 못치면 어떻게 업무추진을 하겠느냐고 배우라고 했다.

 그래도 3개월을 끌다가 마지못해 골프채를 잡았다. 가족은 서울에 두고 나 혼자 내려가 있었기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연

을 하였다. 얼마나 연습을 했던지 갈비뼈가 부러져 숨을 쉴 수가 없을 지경이었었다. 골프채를 잡고 연습을 시작한지

1년이 지난후 처음으로 필드에 나가서 92타를 쳤다.

 한때는 골프에 미쳐 주말마다 필드에 나가니 평소 나에게 잔소리를 않던 소피아가 공부하는 아들들을 돌보지 않는다고

불평을 듣기도 했다. 소피아에게 골프를 같이 치자고 하면 월급장이 마누라가 어떻게 골프를 치느냐고 거절했었다.

 그러나 2002년 국방대학원에 다닐때 나보다 월급이 적은 군인은 물론 공무원의 부인들이 대부분 골프를 치는 것이 아

닌가.

 나는 소피아에게 무조건 골프채를 사주고 연습장을 등록해 주면서 미래를 보고 골프를 배우라고 강압적으로 설득하였다.

망설이던 소피아는 지불한 돈이 아깝다며 열심이 연습장을 찾았다.

 그 후로 나는 골프가 좋아 지방에 싼 골프회원권을 구입했다. 기회가 있을때 마다 부부가 같이 골프라운딩을 했다. 2007

년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평창에 있는 버치힐CC에서 라운딩을할때 앞팀에서는 노부부와 딸부부가 정답게 라운딩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 광경을 보고 우리부부는 참 부럽다면서 우리아들부부와 함께 라운딩할 수 있을까? 아들부부와 함께

라운딩해 봤으면 좋겠다고 서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제는 내가 골프를 치다가 손등을 다쳐 연습은 전혀 하지 않고  매월 두번정도 라운딩을 한다. 그런데 맞벌이를 하는

둘째아들부부가 골프연습을 하더니 같이 라운딩을 하자고 제안이 왔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즉시 11월 8일자 부킹을 하였

다. 아들부부가 아직은 비기너라서 골프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즐겁고 재미있는 라운딩이었다.

  5년전에 노부부와 딸부부가 함께 라운딩하는 것을 보고 내가 부러워했듯이 캐디가 우리부부와 아들부부가 함께 라운딩

을 하는 것을 보고 보기가 좋다고 한다.  그 소리를 들으니 더욱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감이 느껴졌다.

 앞으로 우리부부는 오랜동안 아들부부와 함께 라운딩을 했으면 좋겠다. 나머지 두 아들부부도 골프를 배워 같이 라운딩

하는 꿈을 꿔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