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

지리산둘레길을 완주하며 느낀 소회

hong-0925 2013. 11. 1. 07:15

 사회생활에서 은퇴하고 1년 동안은 직장에 억매여 있을 때 하지 못했던 일을 하고 여기저기서 만나자거나 식사하자거나 운동

을 하자고 하는 바람에 바빴다.

  그러나 1년이 지나면서 만나자고 하는 연락이 점점 줄어들고 운동을 가자는 사람도 급격히 줄어 들었다. 그러니 혼자 있는 시

간이 많아지고 잡념이 머리를 채우고 있다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여러 날을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를 고민하던 차에 제주 올레길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무작정 배낭을

메고 혼자 제주로 날아가서 올레길을 걸었다. 아름다운 제주의 자연풍경과 주민 그리고 올레길손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통해 행

복감을 느꼈다.

  그때부터 트레킹에 맛을 들여 시간이 날때마다 지리산둘레길,북한산둘레길,바우길등을 걸었다.

 지리산둘레길은 20091019일에 12일 동안 <인월-금계>구간을 맨 처음 걸었다. 혼자서 아름다운 자연경치에 취해보기

도 하고, 이 생각 저 생각 사색을 하면서 천천히 걸어 보니 참 좋았다. 둘레길을 걷고나면 살도 빠지고 몸도 가벼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민박집의 맛있는 향토적 식사를 먹는 것도 둘레길을 자꾸 찾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지리산둘레길은 전북 남원,경남 함양,산청,하동,전남 구례 3개도에 5개 시군에 걸쳐 둘레길의 거리가 238km에 달하며 19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그리고 둘레길을 완주하는데 약 104시간이 소요된다.

  2번째로 지리산둘레길을 찾은 것은 20104월이었다. 12일 동안 <금계-동강><동강-수철>2개구간을 걸었고, 같은

5월에는 <주천-운봉 ><운봉-인월>2일 동안 걸었고, 덤으로 바래봉을 등산하여 만발한 진달래꽃을 감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리산이 좋아서 백무동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장터목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새벽에 천왕봉을 오르고 다시 장터목을 거쳐

세석으로 내려와 다시 한신계곡으로 내려오는 지리산등산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24월에는 고교동기인 친구와 함께 23일 동안 <수철-어천> <어천-운리> <운리-덕산> <덕산-위태>4개구간

걸었다. 이 구간은 둘레길이라기 보다는 등산이라고 보아야 할 정도로 힘든 코스였다. 이 친구가 힘들다고 다시는 같이 안 간

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그리고 같은 해 5월에는 다른 고교친구와 함께 <위태-하동호> <하동호-삼화실> < 삼화실-대축> < 대축-원부춘>을 걸었다. 또한

같은 해 9월에는 혼자서 12일 동안 <원부춘-가탄> <가탄-송정> <송정-오미>3구간을 걸었다.

그리고 금년 6월에 소피아와 남도여행중에 <오미-방광>구간을 걸었다. 부부가 지리산 자락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면서 소나무숲속

의 오솔길을 함께 걸으며 많은 이야기도 나눴다. 앞으로의 남아 있는 여생을 어떻게 하면 잘 보낼 것인가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이

야기하기도 하면서 걸으니 부부의 정이 더욱 돈독해지는 것 같았다.

  부부가 같이 한 둘레길이 좋아서 이번 둘레길 걷기에 소피아와 함께 했다. 12일 동안  <방광-산동><산동-주천>걸어서

지리산둘레길을  드디어 완주하였다.

  이와 같이 지리산 둘레길을 4년에 걸쳐 8번이나 서울을 오가면서 걸었다. 혼자서 4번을 걸었고, 2번은 고교친구와 걸었고, 소피아

2번을 함께 걸었다.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가 쓴 꾸뻬씨의 행복여행이라는 책에도 나와 있듯이 아무 생각 없이 푸르고 아름다운 자연풍경을 감상하며

걷기만 해도 행복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나는 앞으로도 돌다가 남은 제주올레길을 2코스를 걷고 또 돌다가 남은 바우길등 전국의 트레일을 자연을 벗 삼아 계속

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