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소청도도 가보자
백령도에서 20여분만에 대청도에 도착했다. 대청도는 백령도와 8km 떨어진 16평방키로미터의 작은 섬으로 760세대 1500여명이 살고 있는 작은 섬이지만 국가안보상 전략적 요충지이다.
선착장에는 내리는 사람,타는 사람,짐부치는 사람,영접하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 중에도 민박집 차량이 눈에 띈다. 민박집에서 숙식을 하는데,숙박비가 30,000원,섬 안내비가 20,000원,식대는 1식에 5,000원이란다. 엘림민박을 선택하여 차량에 올라 타고 있으니 몇 사람이 더 탄다.
민박집에 도착하여 방을 배정하면서 한시간 후에 도착하는 여행객과 함께 2시 30분 부터 투어를 할계획이니 쉬고 있으란다.
민박집 사장님이 직접 운전하면서 설명을 해 주신다고 한다. 5명이 일행이 되어 찾아 간 곳은 모래사막이다.오랜 세월에 걸쳐 바다 모래가 바람에 의해 날아서 쌓이고 쌓이어 산을 만들고 골짜기를 만들어 놓았고 세찬 바람은 파도처럼 모래에 물결을 만들어 놓았다.한국의 사하라 사막이다. 자연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았다.
다음으로 농여해변으로 가니 바닷물이 빠져 광할한 모래밭이 펼쳐진다. 발자국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썰물이 되어 바닷물이 빠지면 웅덩이에 물이 고이면서 어린이에게 천연풀장을 만들어 준다. 작은 섬을 순환로를 따라 한 바퀴 도는 여정으로 동백나무 자생북한지를 지나 지두리해변과 사탄동해변을 거쳐 강난도 정자각에 올라 소청도의 풍광을 바라보면서 바닷바람에 더위를 식히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다. 민박집사장님과 동행한 여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여행의 한 즐거움이다. 민박집이름인 엘램은 성서에 나오는말로 "샘이 마르지 않는 땅"을 뜻한다고 한다. 대청도 주민들은 백령도와 같이 주로 천주교와 기독교를 믿는다고 한다. 그리고 대청도는 꽃게가 많이 잡히는데,봄에는 꽃게가 바다의 낮게 떠다며 살아서 그물로 잡고 가을에는 바다 깊은 곳에서 살기때문에 통발로 잡는다고 한다. 약 2시간의 투어로 대청도의 투어는 끝이 났다.
저녁식사는 푸짐했다. 낙시꾼이 잡아 온 우럭회, 꽃게탕, 노래미튀김,까나리조림,김치,무우깍두기,깻잎장아지등 푸짐하고 맛이 일품이었다.식사 더하라고 하시는 사모님의 신안생활에서 오는 것 같은 인자한 모습이 너무 좋아 보였다.
식사후 낮에 갔던 농여해변으로 걸어가 저녁노을을 보았다. 사진이 아니고 실제로는 난생 처음보는 황홀한 풍광이다. 아무리 좋은 사진기라도 창조주가 만든 눈보다 성능이 떨어지고 또한 눈으로 본 풍광을 느낀 감정이나 감성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어휘가 부족하다. 이러한 멋있는 풍광을 보고 느끼기 위해 힘들고 돈이 들어도 여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을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이 피곤했던지 10시 정도에 잠이 들었다. 몸이 춥기도 하고 파도소리에 잠을 깨어 시계를 보니 새벽 2시이다. 잠이 오지를 않아 TV도 켜보고,책도 보다가 다시 깜박 졸고 일어나니 5시 30분이다.아침 해돗이를 보기위해 옥주동해변으로 산책을 나갔다. 다행이 오늘 아침은 안개나 해무가 전혀 없어 해돋이를 볼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본 노을과는 전혀 다른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다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는가.
민박집으로 돌아 오는데 아침 일찍 부터 아주머니 두 분이 어제 잡은 우럭을 손질하여 건조하려고 널고 있다. 반 건조한 우럭을 6kg (10~12마리)에 10만원씩 판매한다고 사가지고 가란다. 사고 싶지만 짐이 되어 사지 않았다.
7시에 아침식사를 하는데 어제저녁과 같이 푸짐하다. 꽃게탕대신 미역국과 달걀후라이가 나왔다.채소와 달걀을 직접 생산한 것이라 더욱 맛있다. 텃밭에 있는 방울토마토를 따서 먹으니 사서 먹을때와는 전혀 다른 맛이다. 정말 맛있다.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의 성찬을 한끼에 5,000원이라니 믿어지지 않느다. 좋은 시설의 숙박과 맛있는 성찬을 값 싸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신 엘림민박집 사장님과 사모님께 감사을 드린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아침 8시20분에 배를 타고 20여분만에 소청도에 도착하니 오르고 내리는 사람이 적어 순식간에 사람들이 흩어 진다. 나 홀로 남아서 주변을 둘러 보니 포구에는 상점은 물론 주택 한체가 안 보인다. 달랑 배표판매소가 있을 뿐이다. 인천가는 배표를 예약하러 들어 가니 사람이 없다. 이런 포구가 다 있나.당황이 되기 시작 한다.
마침 배를 임관하고 사무소로 들어 가는 해양경찰께 섬에 대해 물어 보니 소청도는 대청면의 소청1리와 소청2리로 150여명이 살고 있단다. 상점은 고개넘어 1개소밖에 없고 식당은 없다고 한다. 관광명소는 소청등대와 분바위가 있는데 걸어서 다닐 수 밖에 없다고 하며 물을 가지고 왔느냐고 묻는다. 물을 살려고 한다고 하니 물을 파는 상점이 멀리 있으니 자기가 사다 준다며 오토바이를 타고 사라진다.
한참 후에 와서는 상점이 문을 닫아서 물을 살 수 없어서 자기가 먹는 끓인물을 큰페트병에 담아 오셨다고 한다. 고마운 마음에 콧등이 씽긋해 진다. 원래 걸어서 하는 자유여행을 계획하고 왔으니 잘 되었다 싶어 배낭을 메고 물병을 들고 소청등대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소청등대는 선착장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고 소요시간은 왕복 2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태양은 내려 쬐고 기온과 습도는 높고 길은 시멘트길에 섬 특유의 급경사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반복하며 걸으니 탈진할 것 같다. 물이 없었으면 큰일 날뻔했다. 소청등대에 도착해서 보니 큰병을 거의 다 마셨다. 물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다.
등대 사무소에 가서 방문록에 기록하고 등대장님과 20여분동안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커피도 대접받았다. 소청등대는 1908년에 처음 점등을 한 역사가 깊은 등대였다. 나그네에게 배풀어 준 등대장님께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시멘트길을 따라 돌아 오는길에 해안가에 있는 노화동마을로 내려가서 둘러 보고 올라 오는데 너무 힘들어 괜히 내려갔다고 후회까지 할 정도로 힘들었다. 온 몸에 땀이 범벅이되고 옷이 다 젔었다.
그래도 인사는 하고 가야 도리일 것 같아 해양경찰사무소로 찾아갔다. 함소장께서 반갑게 맞이 해 주신다. 분바위는 왕복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기때문에 1시 20분배를 타기는 무리라고 한다.분바위 갔다와서 자기와 같이 점심먹고 2시 20분 배를 타라고 권유한다. 또한 이곳은 식당이 없고 민박집에 미리 예약을 해야 먹을 수 있다며 전화로 점심예약을 하신다. 함소장님의 권유를 따르기로 하고 분바위로 갈려고 하니 또 물을 가득 담아 주신다.
배낭은 사무소에 놓아 두고 물병만 들고 걷기 시작했다. 이 길도 시멘트길에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다. 큰 고개를 넘어 바닷가로 내려 가니 정자가 있다. 분바위안내표지도 없다.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길을 찾으니 철제 계단이 있다. 계단을 내려가니 차돌같은 흰 바위가 장관을 이룬다. 분 칠을 한 듯하다고 이름붙여진 분바위는 달빛에 하얗게 띠를 두른 듯해 "월띠"라고도 하며 그믐달 들어 오는 배들의 방향잡이 역할도 한단다.
해안선을 따라 쪽빛 바다와 초록빛 산사이에서 하얀 눈부심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눈이 깜깜하다. 물을 충분이 마시며,천천히 쉬엄쉬엄 걸어서 돌아오니 함소장께서 배임관하러 가시고 문이 닫혀 있다. 조금 기다리니 오신다.당초에는 금년 6월이 정년인데 2년을 더 근무하라고 해서 열심히 일하고 있단다. 년배가 비슷하니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점심으로 노래미찜에 생선매운탕에 여러가지 반찬의 1인에 6,000원하는 성찬을 같이 했다. 인연이 있으면 다시 만날 것이라고 작별인사를 하고 인천행 배에 몸을 실었다.
여행은 아름다운 풍광을 보기도 하지만 그 못지 않게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정을 나누는 기쁨 또한 크다는 것을 느꼈다. 정말 뜻있고 값진여행이었다.
< 대청.소청도의 사진모음 >
* 한국의 사하라 사막 : 모래사막
* 농여해변의 썰물로 드러난 광할한 모래 벌
* 산머리에 바라본 사탄동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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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다운 해안 절벽과 바다의 조화
* 농여해변의 기암
* 농여해변에서 바라본 노을
* 노을이 진 뒤에 반짝이는 반달
* 옥죽동해변에서 맞이한 해돋이
* 내방문위에 앉아 있는 제비--- 얼마만에 보는 제비인가
*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배
* 소청등대와 길
* 산위에서 본 분바위의 아름다운 풍광과 외딴섬
* 가까이에서 본 분바위의 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