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야기

마누라의 왼팔이 되어보다

hong-0925 2012. 10. 3. 20:20

 풍성한 한가위를 지내고 다음날 마누라와 남한산성을 찾았다. 마천역에서 오른쪽 산길을 따라 계속 올라가니

캐슬렉스골프장이 보인다.  2번홀인지 11번홀인지 낭떠러지 숏홀에서 조금만 왼쪽으로 치면 오비가 나고 조금

만 오른쪽으로 치면 헤저드인 쉽지 않은 홀이다. 마누라와 같이 라운딩한 즐거운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정상을

향해 올라갔다.

 등산을 할때 다리가 아프다고 조금 가다 쉬곤했던 마누라가 매일 빠짐없이 4년을 아침저녁으로 1시간씩 스트레

칭을 해서 그런지 나보다 빨리 올라간다. 마누라는 몸이 좋아졌다고 어린애처럼 좋아 한다. 1시간 20분정도 올라

가니 서문이다. 전망대에서 서울시가지를 둘러보고 소나무숲에 있는 나무의자에 앉아서 솔향기를 마시며 싸가지

고 간 송편과 과일을 먹고 커피를 마시니 꿀맛이 따로 없다.

 산행에 자신감이 붙은 마누라는 산곡초교쪽으로 내려가서 나의 단골집에서 어죽칼국수를 먹고 가자고 제안한다.

나는 마누라가 건강해졌다고 좋아하면서 제안을 하니 쾌히 동의하고 처음가는 길로 내려 가기시작했다. 벌봉을

커쳐 내려가는데 지명을 몰라 등산객에게 길을 묻기도 하고 길을 잘못들어 되돌아가기도 하면서 내려갔다.

 나의 눈에 내가 아는 지명인 산곡초교가 이정표에 있어 반가운 마음에 저기 산곡초교 이정표가 있다고 소리쳤다.

그말을 듣고 마누라가 이정표를 처다보며 계단을 내려오다 발을 헛딛어 넘어지고 나서 왼 손목이 아프다고 한다.

 다음날 병원에 가서 x-ray를 찍어보니 금이갔다고 기브스를 했다.

 이때부터 나는 마누라의 왼팔이 되어 집안일을 하고 있다. 집안일은 마누라가, 밖간일은 내가 분담해 왔기때문에

집안일을 해보지 않던 내가 마누라의 코치를 받아가며 밥을하고,김치도 썰고,반찬도 만들고 설거지를 하는 신세

가 되었다. 2일동안 마누라의 일을 경험해 보니 처음이라 그런지 어렵고 힘이 든다.지금까지 마누라가 얼마나 힘

들었을까?

마누라가 나으려면 1달이상이 걸린단다. 그동안 만이라도 최선을 다해 마누라의 왼팔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