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둘레길을 걷다 ( 원부춘 - 가탄 )
무더위도 세월앞에는 장사가 되지 못하나보다. 가을 태풍이 2차례 지나면서 지독하게 더웠던 무더위를 데리고
갔다. 한동안 여러가지 사정으로 여행를 못해서 그런지 좀이 쑤신다. 친구들과의 오찬약속을 뒤로 미루고 지리산
둘레길을 걸었다. 9월 11일 아침 6시30분발 하동행 버스를 타고 3시간 조금지나니 화개버스터미날에 도착했다.
물과 빵 그리고 초코렛을 구입하고 택시로 원부춘마을로 갔다.
지난 5월에 둘레길 걷기를 마쳤던 마을회관앞에서 10시 10분부터 걷기시작했다. 원부춘-가탄구간은 12.6km로
7시간 30분이 소요되는 난이도"상"인 코스이다.
처음부터 시멘트길에다가 경사도가 심해 조금 걸으니 숨이 차며 땀이 비오듯한다. 한걸음씩 걸으며 마음솎으로
천천히를 되뇌었다. 길옆 계곡에는 맑은 물이 힘차게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며 나에게 힘을 복돋아 준다. 약 3시간
을 나홀로 걸으며 길가에 핀야생화,버섯,새,다람쥐들과 나무들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뿐
인가 농부들이 고생고생하여 가꾼 농작물을 보면서 우리 어머니 생각에 잠겨보기도 한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밤송이와 감,모과 그리고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바라보면서 가을이라는 계절에 대한 생각에
잠겨 보기도 한다. 육체적으로는 형제봉능선을 올라가는 산행길이라 힘들지만, 3시간동안 혼자 침묵하며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고 걸었다.
사람을 보지 못한 시간은 3시간에 불과한데 형제봉능선을 넘어 내려가는 길에 사람을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하늘호수차밭" 을 운영하는 주인부부의 인정에 피로가 확 가신다. 풍광이 아름다운 자리에 있지만 라면
등 간단한 요기거리와 차,커피를 판매하는 소박하기 조차한 까페였다. 그러나 착한가격에 피로를 풀어주려는
주인부부의 배려에 감명을 받을 정도로 친절하다. 쌀국수라면과 커피를 마시며 주인부부와 여행이야기를 하며
휴식을 취하니 피로가 사라진다.
정금마을에는 차밭이 천지이다.차밭과 화개천 그리고 농촌마을이 어우러저 아름다음을 연출한다. 이제는 평지인
마을로 가는줄 알고 걸어나갔으나 이정표가 산위쪽으로 표시되어 있다. 급경사의 아스팔트길을 그것도 오후 1시
경에 올라가려니 발이 천근만근이요,땀은 비오듯한다. 한참을 올라가니 대비마을이란다. 차을 생산하는 농가들이
많다. 길가에 모여있는 사람들이 나를 보고 반가워 한다. 몇마디 이야기를 나누고 차를 타고 마을을 떠나고 한 사람
만 남는다. 이분은 충북이 고향이고 10여년전에 이곳으로 와서 천연염색을 하는 40대 여성분이다.나는 대전이 고향
이고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집에서 차 한잔 하고 가란다. 뜻밖의 초청을 받아 들마루에 앉아서 햇밤과 녹차를
마시며 천연염색, 농촌생활,여행등을 주제로 한참동안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여행에서 느끼는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감사의 인사를 나누고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백혜마을을 가는 중에 밤밭사이에 난 길을 걸으며 떨어진 밤을 주어
먹어보니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다. 구불구불 밤나무밭길을 걸으며 떨어진 알밤을 보니 올 가을도 벌써 우리곁에 와
있음을 실감했다.가탄마을에 도착하니 15시 50분이다. 5시간 40분정도 소요되었다. 내가 너무 빨리 걸었나 보다.
그러나 이코스는 둘레길이 아니라 등산길이라는 생각이 드는 힘든 길이었다.
< 원부춘- 가탄의 시작점인 원부춘 마을회관 >
< 아스팔트길을 올라가며 녹차체험장도 들러보고.... >
< 계곡에는 맑고 깨끗한 물이 노래를 부르며 나를 즐겁게 하고.... >
< 둘레길옆 암자에서 들여오는 목탁소리가 나의 마음을 편안하게 정화해 주고..... >
< 둘레길은 고난의 시멘트길로 나를 시험하네..... >
< 흙길은 나의 발을 위로해 주고........ >
< 형제봉 임도3거리에서 바라본 지리산 주능선..... 굽이굽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능선 >
< 나무로 만든 급경사길의 계단 >
< 태풍의 위력을 실감나게 하는 부러진 소나무가 둘레길을 가로막고...... >
<여러종류의 버섯이 방끗 웃으며 나를 반기네.. >
< 사람의 발길이 다치않은 듯한 둘레길 >
< 둘레꾼의 쉼터 ... 하늘호수차밭 >
< 망중한을 즐기며 셀카 >
< 카페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광 >
< 주인장의 서비스로 찬물족욕을하니 발의 피로가 삭 가시네..... >
< 맑은 계곡물에서 얼굴의 땀을 닦으니 얼마나 깨운하던지.... 또 가고 싶네 >
< 아름다운 꽃들이 나를 반기네 ...... >
< 화개천,화개장터와 십리벗길이 보이네..... 아름다운 농촌풍경이지요 >
< 차생산농가들은 집들이 좋아요? >
< 자연염색을 하는 아주머니로 부터 대접받은 밤과 녹차......많은 이야기... 고맙습니다 >
< 급경사의 아스팔트길을 힘들게 올라가니 대비암 ..... 중생에게 자비를 ....... >
< 풍성한 가을을 예고하는 과일들 >
< 저멀리 화개천과 화개장터가 보이네....살기좋은 고장같아요 >
< 원부춘과 가탄구간의 끝자락인 가탄에 도착했네요....... 6시간정도 걸렸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