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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자유여행기( 넷째날 : 호수위의 활화산이 있는 따가이따가이여행 )

hong-0925 2011. 2. 26. 10:44

 

< 넷째날 : 호수위의 활화산이 있는 따가이따가이여행 >

 

오늘은 마닐라근교의 따가이따이( TAGAYTAY)의 따알호수(TAAL LAKE)로 버스타고 가기로 했다. MRT와 LRT가 만나는 에드사역에서 내려 SOGO호텔의 뒤편에 있는 버스터미널에서 따가이따이행 버스를 타면 된다.

마닐라 시내투어를 할 때 자주 다닌 역이라 어제와는 달리 쉽게 찾았다. 버스터미널을 찾아놓고 아침으로 맥도널드점에서 햄버거와 커피를 먹고 380P지불했다.

따가이따이행 버스를 타고 가다가 차장에게 올리바렛스까지의 버스요금  2명분 156p를 지불했다. 오전이라 손님이 적어서 소요시간은 약 1시간 40분이 걸렸다.

올리바렛스에서 Peoples Park행 지프니를 타고 차비는 1당 15p씩 30p를 지불하였다. 지프니를 일찍 타서 운전기사쪽에 앉아 있으니 타는 사람마다 나에게 돈을 주며 운전사에게 전달하라고 한다. 돈을 전달하면 운전기사는 나에게 거스름돈을 주고 나는 승객에게 전달했다. 그 자리에 앉으면 누구나 자연스럽게 차장역할을 한다.

지프니는 산 정상에서 조금 아래에 있는 종점까지 운행한다. 종점에는 상점과 Peoples Park의 입구가 있다. 입구에 있는 노점상에서 찐땅콩을 10p에 사고 Peoples Park 입장권을 2장에 30p를 내고 걸어서 올라갔다. 아름다운 주변경관을 감상하며 찐땅콩을 먹으니 고소하고 맛이 있다. 여행을 하면서 주전부리를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Peoples Park는 따알호수의 주변에 있는 가장 높은 산의 정상에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카돌릭국가답게 예수님상과 통신안테나 그리고 공원과 상점들이 있다. 높은 산에서 사방을 돌아보니 남산의 전망대에서 주변경관을 보는 것과 같이 확 트여 있어 가슴이 후련해진다. 특히 따알호수의 풍광이 압권이다.

따가이따이는 "아버지에게 건배를"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해발 700m에 위치한 따가이따이는 1년 내내 연평균 20~25도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어 필리핀사람들의 휴양지로도 인기가 높은 곳이라고 한다.

다음여정은 따가이따이호수로 내려가서 배를 타고 따알화산을 가는 것이다. 종점 정류장으로 내려오니 미끼들이 따알호수의 배를 타는 투어를 1,500p에 하라고 달려들지만 무시하고 과일점포로 갔다. 파인애플 1개를 20p에 사서 먹어보니 당도가 아주 높고 맛있다.

따알호수의 선착장으로 가는 갈림길까지 가려고 지프니를 타고 기본요금 20p를 지불했다. 그러나 조금 가서는 종점이라고 내리란다. 행선지를 보지 않고 탄 내 잘못이다. 올리바스렛스행 지프니를 타고 갈림길에서 내리니 미끼들이 또 모여 든다. 여기서는 1,200p에서 시작하더니 1,000p까지 떨어진다. 그러나 뿌리치고 걸어서 가겠다고 선착장을 향해 걸었다. 내리막길이라 가까운 거리 같지만 15km가 넘는 거리를 어떻게 걸어 가겠는가.

중간에 오토바이를 타고 온 미끼가 1,200p에서부터 내려가더니 900p에 하자고 한다. 덥기도 하고 다리도 아파온다. 못이기는 척하고 900p에 하기로 했다. 미끼는 우리부부를 오토바이 뒷좌석에 태우고 선작장으로 갔다.

선착장은 개인별로 되어 있고 배가 1~3개의 소규모이다. 따알호수를 좁고 적은 배로 30여분을 달려가니 호수안의 섬인 따알화산섬에 다다랐다.

선착장 바로 앞에 많은 말들이 있다. 여기에도 사람들이 모여 시끌벅적하다. 관광객을 안내하는 사람, 표를 파는 사람, 말을 끄는 마부, 장갑을 파는 사람, 토시를 파는사람, 모자를 파는 사람, 음료수를 파는 사람들이 달려든다. 이곳에도 한국관광객이 대부분이다.

따알화산섬은 필리핀 화산기구와 주와 지방의 재해대책협회가 관리하는가 보다. 이들 명의로 내건 현수막을 보면 여행자입장료 50p, 보트승선비1,500p, 승마요금 450p, 가이드비 500p이다. 배승선비는 900p로 왔으므로 승마요금과 가이드비로 1,400p를 지불하고, 마스크2개에 50p를 지불하고 마누라는 토시를 무료로 빌렸다.

그리고 각자 말을 타고 조금 올라가는데 마부가 말1마리에 부부가 같이 타고 가란다. 말이 작고 말라있어 두 명이 타면 말이 힘들어 할 것 같다.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각자 가기로 했다. 우리 부부는 난생처음 말을 타보는 것이다. 경사가 급한 높은 산을 뛰어 올라가는 말등에 앉아서  느끼는 스릴이 압권이었다. 좁은 길을 이리저리 피해가면서 잘도 올라간다.

내 마부는 12살, 마누라의 마부는 16살이라고 한다. 공부를 해야 할 나이에 이렇게 직업전선에 뛰어든 아이들이 측은한 생각이 든다.

산 정상 바로 밑에서 장사꾼들이 마부에게 음료수를 사주라고 소리친다. 강렬한 태양빛에서 고생한 마부들에게 1병에 1달라하는 비싼 사이다를 사주고 우리부부는 산 정상으로 올라갔다.

산 정상에 올라가니 산 밑으로 또 하나의 호수가 펼쳐진다. 호수에서 기포가 계속 올라오는데, 이것이 활화산의 활동이라고 한다. 따알화산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원추형 화산으로 바다처럼 보이는 따알호수안에 자리하고 있다.

수억년전 화산이 폭발한 뒤 길이 25km, 폭 18km에 달하는 따알호수가 형성됐고, 1977년 다시 화산 폭발이 일어나 화산 분화구안에 다시 작은 분화구가 생겨났다고 한다. 이처럼 화산속의 또 다른 화산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볼거리라고 한다.

뉴욕타임즈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여행지 1위로 꼽은 곳이 따알화산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나의 눈에도 풍광이 아름답고 더 없이 마음이 즐거워 졌다. 이렇게 좋은 곳을 마누라와 같이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이 말이다.

정상에서 마부들과 인증사진을 찍고 내려오는 길에 말을 타고 부부가 또 인증사진을 찍었다. 마부들이 내려오는 길에서는 더욱 빨리 달리니 엉덩이가 아프고 겁도 났다. 그러나 말을 타는 기분이 상쾌하고 즐거웠다. 특히 평지에서는 내가 말을 다루면서 말을 타도록 배려를 해주니 더욱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10대의 어린 나이에 흙먼지를 뒤 집어 쓰고 고생하는 마부들이 안쓰러워 절약여행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팁 500p를 주었다.

선착장에서 한 남자가 나무판자를 배와 연결하고 우리를 태우고 나더니 미화 1달러를 달라고 한다. 먹고사는 방법도 가지가지라는 생각을 하며 1달러를 주고 돌아왔다.

선착장에서 내리니 미끼가 선장에게 팁을 주라고 한다. 나는 당신이 주어야 한다고 거절하고 올리바스렛스행 지프니정류장까지 태워 달라고 하니 거절한다. 200p를 내라고 한다. 거절하고 도로쪽으로 나오니 50p에 가자고 따라온다. 마지 못해 트라이씨클을 타고 조금가더니 지프니 앞에 세우고 내리란다. 내려서 50p를 지불하고 지프니를 타고 언제 출발하느냐고 물으니 1시간후에 간다고 한다. 황당하다. 지부니에서 내려 다시 흥정하여 오토바이를 타고 큰 도로까지 200p에 가기로 하고 우리부부는 오토바위 뒷좌석에 타고 올리바렛스행 지프니를 타는 곳에서 내렸다.

바로 지푸니를 타고  올리바렛스에 도착하니 오후 3시 30분이 넘었다. 올리바렛스에서 점심을 먹으려니 마땅히 먹을 곳이 보이지 않는다. 과일과 땅콩을 먹어서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정류장에서 마닐라행버스를 타고 보니 에어컨도 없이 창문을 열고 다니는 완행버스를 탔다. 차안에서 올 때보다 요금이 28p가 싼 130p를 지불하였다.길가에서 사람이 손을 흔들면 아무데서나 태워주고 수시로 장사꾼들이 올라와서 먹을거리를 팔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우리도 땅콩과 음료수를 마시며 주변풍광을 보면서 오다보니 3시간가까이 걸렸지만 지루한지를 몰랐다.

마닐라시내의 레스토랑에서 만찬을 즐기고 망고을 사들고 호텔로 향했다. 오늘도 바가지도 쓰고 팁도 과하게 주기도 하고 언쟁을 했지만, 페키지영행비보다 훨씬 적게 들었고 필리핀 사람들의 상냥하고 친절한 미소에 즐겁게 여행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