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마닐라 자유여행기( 셋째날 : 완행버스타고 팍상한 폭포여행 )

hong-0925 2011. 2. 25. 09:45

< 셋째날 : 완행버스타고 팍상한 폭포여행 >

팍상한 여행을 현지 페키지로 하려고 하니 1인당 4,250p을 요구한다. 그래서 버스타고 자유여행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마닐라에서 동남쪽으로 105km 떨어진 팍상한을 여행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마닐라에서 팍상한까지의 소요시간은 버스로 약 2시간에서 2시간30분 정도라고 한다.

여행오기 전에 인터넷으로 팍상한을 가는 방법을 메모해 왔다. 쿠바오의 "JAM"AMA TRANSIT 버스 터미널에서 "산타 크루즈"행 버스 탄다고 되어 있다. 아침 일찍 택시를 타고 GMA방송국근처의 버스터미널에서 내렸다. JAM 터미널에서는 산타 크루즈행 버스가 없다고 한다. 버스터미널에서 근무하는 사람들도 산타 크루즈행 터미널을 잘 모르고 있다. 어떤 사람은 모르면서 딴 곳을 가르쳐 주기도 한다.

당황스럽게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산타크루즈행 버스는 HM터미널로 가야 한다고 하며 가는 방향을 가르쳐 준다. 속는 셈치고 걸어가는 중에 경찰서가 있다. 안으로 들어가서 물어보니 500m을 걸어가면 HM터미날이 있다고 한다. 이제는 안심을 하고 찾아가니 중간에 여러 개의 버스터미널이 있다.

HM터미널은 대로변에서 조금 안쪽에 있다. 산타크루즈행버스가 곧 출발을 한다고 차장이 빨리 타라고 손짓을 한다.

쿠바오에서 터미널을 찾느냐고 1시간 가까이를 훼맨 끝에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곧 출발하여 시내를 빠져 나가는데 1시간이 걸렸다. 차장이 차비로 1인당 148.50p를 받는다.

마닐리시 외곽에서는 밀리지 않고 달린다. 차창밖으로는 벼가 자라고 있는 논과 물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목가적인 농촌풍광이 펼쳐지고 있다.

중소도시에서 버스가 서면 장사꾼들이 올라온다. 물을 파는 사람, 따끈따끈한 파이를 파는 사람, 튀김과자를 파는 사람, 소금물에 찐 피땅콩을 파는 사람, 볶은 땅콩을 파는 사람, 코코넛사탕을 파는 사람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차가 출발을 해도 계속 물건을 팔다가 운전자에게 이야기하면 내리도록 차를 세워 준다.

우리나라의 60~70년대의 시외버스정류장에서 보던 정다운 광경이 눈 앞에 나타나니 얼마나 반가웠던지 모른다. 옛 향수가 젖어 든다. 지갑을 열어 이것저것 사서 먹어 보았다. 파이는 맛이 일품이고, 땅콩은 찐 땅콩이나 볶은 땅콩 모두가 고소하고 맛있다. 코코넛사탕은 너무 달아서 1개만 먹고 옆 좌석의 노인부부에게 주니 너무 달아 못 먹는다고 사양한다. 앞 좌석에 앉은 아기에게 주니 좋아한다.

장사꾼이 지역마다 있어서 오르고 내리면서 승객을 지루하지 않게 한다. 마닐라 시내에서 교통체증으로 4시간동안 차를 타면서도 지루하지가 안았다.

코코넛사탕이 계기가 되어 노부부와 대화가 시작되었다. 나이는 73세이고 이름은 ROLANDO O PONCE이라고 소개한다. 미국에 살다가 고향인 팍상한 (Pagsanjan)이 있는 라구나에 살고 있다고 한다.

버스가 산타 크루즈에 도착하자 자기가 안내하겠다고 따라 오라고 한다. 지프니를 타라고 하더니 자기가 우리부부의 차비를 내어 준다. 미안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또 지프니에서 내리라고 해서 내려보니 KFC점이다. 팍상한에서는 음식가격이 비싸니 여기서 먹고 가자고 한다. 치긴과 햄버거를 주문해서 먹으려고 보니 종이에 동글게 싼 것이 햄버거가 아니고 쌀밥이었다. 치킨을 반찬 삼아서 밥을 먹으니 잘 넘어가지 않는다. 그러나 필리핀 사람들은 이 메뉴를 좋아한다고 한다.

팍상한을 가기위해 지프니를 타고 이번에는 내가 그분의 차비를 냈다. 팍상한에 도착하여 보드맨이었던 그분의 친구와 같이 팍상한폭포를 왕래하는 방카(배)을 운영하는 업소를 찾아갔으나 1,300p를 달라고 한다. 내가 미리 파악한 가격보다 비싸다. 그 분의 안내를 받으며 내가 미리 파악한 업소로 가서 보니 업소 사장이 자기의 친구라고 자랑한다. 1.250P에 흥정이 되었다. 폭포물을 맞으려고 턱없이 비산 가격인 400p에 우비 2개를 구입했다.

팍상한은 LAGUNA(라구나)의 작은마을이지만, 팍상한폭포 때문에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관광명소이다. 다른 지역과는 달리 2월이 아주 적당한 기후로 아주 건조하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은 적당한 기온 분포를 나타낸다. 그래서 이시기에 관광객이 그칠 줄을 모른다고 한다. 오늘 관광객들의 90%이상이 우리나라 사람들인것 같다.

팍상한여행의 백미는 팍상한 폭포를 방카라고 불리는 작고 좁은 배를 타고 스릴 넘치는 급류를 타고 올라가서 폭포의 물줄기를 맞아보고 오는 것이다.

방카(길이 7M-8M,폭 80Cm-90Cm)는 1-2인승으로 대단히 작으며 바닥이 얕고 바닥에는 대나무를 깔아 놓았으며 넓이는 장정 어깨 정도이다.

2명의 보트맨이 앞과 뒤에서 노를 젓기도 하고 물에 빠져 밀기도 하며 급류를 올라간다. 약 1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양옆의 깍가지른 절벽에서는 우거진 열대우림의 숲과 폭포들에서 물이 떨어진다. 특히 우기에는 5km의 계곡에서 19개의 폭포가 형성된다고 한다.

우리를 태운 방카는 강 하류의 잔잔한 곳에서 시작하여 급류을 올라가기도 하고, 때로는 겨우 배가 통과할 정도인 70Cm-80Cm밖에 되지 않는 협수로를 통과하기도 하고, 물이 전혀 없는 쇠파이프의 위를 방카가 통과해야 올라갈 수 있는 곳도 있다. 급류가 일으키는 물보라로 인하여 온몸에 물세례를 받기도 했다. 운동화며 바지가 다 젖었다. 

우리는 방카에 앉아서 편하게 가지만, 보트맨은 온몸에 땀으로 범벅이 되고 지쳐가는 모습이 보인다. 앞 보드맨은 28살에 벌써 5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한다. 마른 체격에 힘들어 할 때마다 한국의 인삼을 먹어야겠다고 농담도 하고 최고의 보드맨이라고 격려도 해 주었다.

폭포로 올라가는 중간에 있는 상점에서 멈추고는 배가 고프다고 하며 밥을 사달라고 한다. 가격이 300p라고 하니 많은 돈도 아니고 고생하는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찡해져 기꺼이 사주었다.

돈의 위력이 발휘되어 보트맨이 자진해서 사진도 찍어 주고 힘차게 방카의 노를 저어 드디어 팍상한 폭포에 도착했다.

팍상한 폭포의 연못에서 관광객들이 땟목을 타고 가서 떨어지는 물줄기를 온몸에 맞으니 옷이 다 젖으면서도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우리 부부는 여벌 옷을 준비하지 않아서 우비를 쓰고 땟목을 타고 폭포로 가서 떨어지는 물에 온 몸을 맞으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물 떨어지는 소리에 귀가 멍멍하고 물 떨어지는 힘에 온 몸이 아프고 시원하다.

 환상적인 경험과 아름다운 절경을 보고 난후 다시 되돌아 오는 2시간30분 코스의 급류타기는 필리핀 관광지 중에서 가장 유쾌하고 스릴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라고 불러도 조금도 손색이 없었다.

방카의 노를 젓는 사람은 2명이 상류로 올라갈 때와는 달리 내려올 때에는 급류에서의 민첩한 동작으로 방향을 잡지만 대부분 여유를 갖고 즐기며 노를 젓고 있었다.

참고로 설명하면 이곳은 풍토가 베트남과 비슷한 관계로 월남 전쟁의 현지로케 촬영을 많이 하는곳으로도 유명하며 마론브란도 주연의 '지옥의 묵시록'과 캄보디아 내전을 주제로한 '킬링필드'와 '플래툰'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절찬리에 방영되었던 '여명의 눈동자'등이 바로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우리부부를 내려주고는 팁을 달라고 한다. 얼마를 주어야 하느냐고 하니 2,000p를 달라고 한다. 내가 화를 내며 안 준다고 하고 가고 있으니 앞 보트맨이 따라오며 사정한다. 불쌍한 생각에 500p를 주고 마닐라로 향했다.

돌아오는 버스는 마카티시의 가장 가까운 MRT역에 내려 달라고 하니 차비가 갈 때보다 싼 1인당 135.30P를 받는다. 그리고 지체가 되지 않아서 2시간 30분만에 마카티시에서 내렸다.

마카티시에 있는 시티은행의 ATM에서 15,000P를 찾고 인도식당에서 메뉴도 모르면서 사진을 보고 Chix biryam, Plain haan, Eobarta, 콜라를 시켜 625p를 지불하고 인도음식을 맛보았다.

인도음식을 처음 먹어보는 마누라가 맛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나 하고 마음을 조렸는데, 맛있다고 하니 내 마음이 가볍고 즐겁다.

오늘은 필리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완행버스를 타고 본 풍광과 경험이 소중했고 팍상한의 방카타기와 폭포수맞기등의 경험은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비용도 펙키지여행의 1인비용으로 갔다 올 수 있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